상세정보
조선소의 바다
미리보기

조선소의 바다

저자
황송문 저
출판사
타임비
출판일
2015-08-21
등록일
2016-03-0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PC PHONE TABLET 웹뷰어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현황
  • 보유 2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막다른 골목을 질주하는 아이들에게

올해를 임진년(壬辰年) 용의 해라고 한다. 그것도 흑용(黑龍)의 해라고 한다. 돈에 눈이 어두운 사람들은 신년 벽두부터 60년 만에 돌아온 '흑룡의 해'라며 앞을 다퉈 ??흑룡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흑룡이 그리 상서로운 동물이 아니어서 마케팅 활용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임진왜란이 흑룡의 해에 일어났다고 언급된 문집의 기록뿐 아니라 조선의 건국설화에 태조 이성계의 조부 도조는 꿈에 흑룡을 쏘아 죽였다는 기록도 있다. 흑룡을 퇴치한 꿈 덕분에 조선왕조의 기틀을 쌓았다는 내용이다.

검은 색은 사탄 마귀를 상징한다. 까마귀를 불길하게 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상(李箱)의 시 오감도(烏瞰圖)는 까마귀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가운데 13인의 아이가 도로를 질주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불길한 새의 표상인 까마귀가 굽어보는 가운데 아이들이 질주하는 모습은 정체모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필사의 몸부림이다.

지금 한반도정세는 이와 흡사하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은 군사지원을 축소하는 추세에 있다. 부강해진 중국은 막강한 해군력으로 우리의 서해를 넘보고 있고, 일본역시 막대한 군사력으로 독도를 넘보고 있으며, 핵을 가진 북한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인데, 위기의식을 상실한 게 문제가 아닌가 한다.

돈을 좋아하다가 쥐약을 먹고 비틀거리는 정치인들, 공생공영을 외면하다가 서민의 눈 밖에 난 일부의 재벌들, 무관심이 만연된 가운데 폭력이 난무하는 교육현장, 그 어느 때보다도 국가안보를 튼튼히 해야 할 때에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을 외면한 국회, 이미 품위를 잃은 몰지각한 일부의 법관들을 보게 될 때 실로 이게 흑룡이 상징하는 말세현상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이러한 불안과 공포, 절망적이고 암담한 현실 상황을 벗어날 수는 없을까? 위기를 위기로 보지 못한 채 세금만 축내는 반거들충이들, 그 건달들을 어떻게 하면 염치를 알게 할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떠오른 게 조선소의 바다였다. 지금은 해변에 누워있지만 완성이 되어 진수식을 마치면 태평양으로 대서양으로 인도양으로 남빙양 북빙양 오대양 육대주로 줄기차게 나아가야 한다는 꿈을 심어주고 싶었다.

불안과 공포의 전율 속에서 막다른 골목을 질주하는 무서운 아이와 무서워하는 아이를 위해서 봄 햇살 다사로운 길, 뚫리고 열린 길로 안내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시는 밝음을 지향한다. 이 장시집의 씨앗은 1972년에 발행한 造船所에 있다. 그 시집 속에 들어 있는 한 편의 시에서 떠오른 발상이 민들레처럼 새끼를 쳐서 오늘 햇빛을 보게 되었다.

춥고 배고프고 의지할 곳 없이 막다른 골목을 질주하는 아이들에게 툭 트인 길,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할 것 없이 사통팔달로 열린 길을 종횡무진 달려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QUICKSERVIC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