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1930년대 중반 이후 불어닥친 일제의 군국주의화와 중일전쟁에 따른 전시체제하의 사상탄압으로 인해 소설 속에서 이념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이념을 전면에 내세우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전향기에 처한 자신의 자존심을 내밀한 방식으로 보여준 한설야는 출옥 이후에도 이념적 세계의 형상화라는 기존의 방법을 유지하며 현실 변혁에의 의지와 집착을 보이고 있는데, 경향 소설에 대한 대한 이러한 열정과 이상을 고집하고자 하는 노력의 연장선상 있는 작품이 바로 <홍수>, <부역>, <산촌>으로 이어지는 소위 <탁류> 3부작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