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정지
<출근 정지>는 출근 정지를 통고받은 노동자들이 아무헌 항의를 하지 못하다가 공장에서 일어난 탱크 폭발사건을 계기로 단체행동을 벌인다는 이야기이다. 작품의 실제 배경이 된 1931년에는 세계 대공황이 식민지에도 닥쳐왔고 이에 따라 자본가들은 그 부담을 공장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기 위해 500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에게 출근 정지를 통고한다.
불경기를 핑계로 ‘병이 있는 직공’ ‘말마디나 하는 직공’ ‘글자나 보는 직공’을 해고하고 대신 거리에 흘러넘치는 실업자들을 고용함으로써 이익을 얻으려 한 것이다. 그런 출근 정지 통고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있던 노동자들은 공장의 탱크가 폭발하는 사고로 노동자들이 여러 명 죽게 되자 격분하여 출근 정지에 항의하고 노동자 가족의 생계를 보장하라는 단체 행동을 벌이는 것으로 이 작품은 끝난다.
이 작품은 산업합리화와 이에 따른 해고라는 식민지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모순을 산업재해라는 도동자들의 구체적인 문제를 매개로 반영하고자 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특정한 주인공이 없고 전위의 지도도 없이 진행되는 노동자 집단의 자연발생적인 행동은 노동현실의 자연주의적인 묘사를 넘어서지 못하였다. 이는 <여공>이나 <오후3시>에서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