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미
지기미는 나이 육십에 아편쟁이로 의미 없이 '지기미지기미'라고 중얼거려서 불려진 이름이다. 그는 함바에 사는 뱃꾼들이 밥을 먹는 조선 밥장삿집인 달락집 부엌일을 도와주고 물고 길어주며 밥을 얻어먹으며 부엌에서 웅크리고 잔다. 그는 조선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이미 아편장이가 되었으며 아무도 그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엉뚱하게도 여기 함바에서 조선인 뱃사람들의 뒤를 보아 주어야 하므로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지기미는 우스꽝스런 인물이지만 가장 비극적인 인물이다. 그는 청나라가 민비를 지키기 위해 왔을 때 한국병정으로 그중 한 사람을 죽이고 일본으로 건너와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고향을 떠나 비참한 생활로 살아가는데 아편까지 먹게 되어 그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이 늙어 버렸다. 이름도 잊고 지기미로 불리는 그는 이름 '지기미' 같은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