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인
시대적·개인적 고뇌를 문학 창작 욕구를 통해 승화시켜 나간 작가 박노갑. 그의 작품 세계
그의 작품은 소재에 따라 유형화할 수 있는데, 농촌적 소재는 주로 그의 전기 작품에서 다루고 도시적인 소재는 후기에 속하는 시기에 다루고 있다.
제 아무리 버티고 버티기로니, 이 공원을 즐기면 장차 얼마나 즐길 것인가. 뻔한 일이었다. 사글세였건, 한 칸이었건, 반 칸이었건, 추우면 장차 갈 수 있는 사람들은 춥기 전에 가버릴 것이 아닌가. 불 걱정, 나무 걱정, 더위는 추위로 변한다. 걱정은 걱정으로만 넘어가는 것 같아야, 걱정은 걱정으로만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잠잠하면 적적하고, 떠들면 시끄럽던 이 소리 저 소리, 제 집 제 구멍 찾아 들어가리라. 귀룽나무, 느티나무 잎 다 지기를 기다리랴.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