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
시대적·개인적 고뇌를 문학 창작 욕구를 통해 승화시켜 나간 작가 박노갑. 그의 작품 세계
그의 작품은 소재에 따라 유형화할 수 있는데, 농촌적 소재는 주로 그의 전기 작품에서 다루고 도시적인 소재는 후기에 속하는 시기에 다루고 있다.
하, 하하하 하. 허, 허허허 허. 강권이 제일이다. 강권이 세상이다. 이날 강권이가 미친개 모양으로 죄없이 돌아가는 장꾼을 쫓는 까닭을, 마을 사람들은 알 까닭이 없었다. 약간 취한 기운이 없지 않은 줄은 알았지만.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웃고 웃고 따라서들 웃었다. 은근히 추켜세웠단 말을 들어도 쌀지 모른다. 아따, 그놈 미친놈요. 하고 애매히 쫓기는 장꾼에게 마을 사람들이 귀띔을 해준 것은, 그 무슨 미친놈을 가릴 것 없으니 놀러보란 것보다야, 미친놈이란 말에 더욱 질겁하여 똥이 빠지게 달아나는 꼴이 보기에 고소한 관계인 모양이었다. 어쨌든, 마을 사람들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다 저녁때 허둥지둥 내 마을 내 집을 바라고 돌아가는 장꾼을 이유없이 쫓는 것이 성한 사람의 짓으로 마을 사람의 눈에 보였을 리 없으니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