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본격소설론진실과 통속성에 관한 제언'(1937)에서 소설의 목표를 인생의 묘사, 특히 ‘인생의 단면’의 묘사에 있다고 한 것과 ‘나의 일생을 통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연애와 결혼과 문학’이라고 했던 안회남 선생의 작품 <별>
팔월 십 오 일이 앞서기 꼭 보름, 그러니까 칠월 그믐날, 응, 꼭 칠월 그믐날이다. 왜 그러냐 하면 칠월 안으로는 어떻든지 간에 우리가 도망을 가자고 계획하고 또 몇 번 몇 번이나 맹세하였으니까 그 칠월 삼십 일 날 나는 몇 달 두고 계획하던 대로 도망을 하고 말았다. 나는 이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미리부터 약속해 놓았던 대로 탄광 북쪽 연못가에 잔디밭 위에 앉아서 나는 안상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안이 나타났다. 그는 무슨 뭉치를 하늘로 치켰다 받았다 하면서 오더니 우선 빙긋 웃었다. 그 치켰다가 받았다가 하던 것은 커다란 배였다. 이 곳 구주(九州) 땅은 별별 과실이 흔하고, 또 배는 그 중에서도 유달리 조성하는 모양이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