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홍수

홍수

저자
이기영
출판사
(전송권없음/교체용)작가문화
출판일
2003-03-31
등록일
2015-03-0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웅진OPMS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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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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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회주의 운동이 침체하면서 카프 진영에도 혼란이 일어난 시기에 이기영은 다시금 독특한 현실 감각으로 높은 수준의 리얼리즘을 성취하고 있다. 이기영은 한국 근대 리얼리즘 문학의 확립에 크게 기여한 작가이며 프로문학 내에서도 최고의 작가로 꼽힌다.
그는 카프의 문예 정책과 창작 방법에 따라 작품을 창작하는 열의를 보였지만 카르 내의 비평적 논의에 말려들지 않고 정치적 도식을 소설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피하였다. 농촌 내 계층 갈등과 농민의 생활상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데 성공하여 리얼리즘 소설의 최고작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 <고향>을 발표하였다.
그것은 흉년이 드나 풍년이 드나 노동을 하나 안 하나 굶주리기는 일반인 것처럼 흉년이 들면 소작료도 모자란다. 풍년이라도 소작료와 각항 무리꾸럭을 치르고 나면 역시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설령 남은 것이 좀 있다 해도 그것이 돈이 되지 않았다. 가을이 되면 빚쟁이는 성화같이 조른다. 또는 각항 세금도 바쳐야 한다. 그런데 신곡이 나오면 곡식금이 별안간 뚝 떨어진다. 흉년이 들어도 곡식금만은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빚 얻고 장리 얻어 먹고 지은 곡식을 헐가로 팔아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일년내 쌀농사를 지어서는 죄다 팔아버리고 다시 만주 좁쌀을 비싼 금으로 사먹어야 한다. 세상에 이런 빌어먹을 일이 있어야 옳단 말이냐? 그러나 사실이 그러하다.
그런데도 근래에는 그 정도가 점점 심해 간다. 이것은 불경기(不景氣)라 하고 긴축정책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왜 '불경기'가 오고 긴축정책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냐? 산업합리화니 돈이 귀해졌느니 하지마는 왜 돈이 귀하고 산업합리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느냐 말이다! 돈이 귀하다 하지마는 있는 데로 더미로 쌓이지 않았는가? 은행에는 지전뭉치가 금궤 속에 잔뜩 갇히어 있지 않는가? 요컨대 그들의 이런 불경기는 자본을 더 늘리지 못해서 애쓰는 '불경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때문으로 노동자와 농민에게 오는 '불경기'는 실업자와 기근의 홍수를 내게 한다. 저들은 상품을 과잉생산하여 재고품이 산같이 쌓였는데 노동자와 농민은 그것을 살 돈이 없어서 굶어죽고 얼어죽어야 한다. 그들은 그들의 피땀을 흘리고 생산한 물건과 곡식을 다시 돈을 주고 사지 않으면 아니 된다. 한데 그들에게 돈이 없다! 세상에 이런 기겁할 놈의 일이 또 있단 말이냐......?
지난 겨울부터 양식이 떨어진 마을 사람들은 이른봄부터 풀뿌리와 나무껍질을 벗겨다가 연명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 그들 중에는 부황이 나서 퉁퉁 부어 죽은 사람도 있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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