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럴 블레이드 2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느낌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검에 밴 피 냄새가 더 이상 역겹게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검을 처음 쥐었을 때 생긴 물집이 이젠 굳은살로 변해 버렸다. 언제부터… 그렇게 된 것일까. 클레이드 교도들의 기도문 한 구절 한 구절에, 다른 사람을 위해 검을 든다는 기사의 말에, 아버지라는 존재의 죽음으로 오열하는 여자의 모습에 언제부터… 코웃음을 칠 수 밖에 없었을까. 그녀와 맺은 계약에 따라 행동하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변해 갔다. 전과 전혀 다른 나를 보면서도 그녀가 나에게 지운 빚을 보면서도 그녀가 나에게 지운 빚을 갚는 대가로 나는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