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트라(미륵을 뜻하는 인도어)는 시인 원재훈의 동화 같은 우화소설이다. 아홉 개의 별을 여행하는 거지 소년 마야의 모험담. 소년의 여행은 그 자신의 인간적 성숙의 과정인 동시에 추락을 목전에 둔 인간계 전체의 회생과 구원의 여정이다. 세상에서 가장 외진 곳에서 보잘 것없는 삶을 살아가던 거지 소년 마야(인도말로 환영이라는 뜻)는 지구를 떠나 아홉 개의 별을 여행한다. 첫 번째 별에서 천상의 세계와 지하세계의 대립을 보게 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마지막 아홉 번째 별의 어느 호숫가에서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기까지 마야는 우리 생의 비밀을 하나하나 열어나간다.
소년이었던 자신이 어느새 자기 눈에조차 낯선 청년의 모습으로 자라 있고, 그 모습이 또한 그동안 자신이 여행해온 이야기의 주인공 미트라의 모습이기도 한 것이다. 그 과정이 조금도 억지스럽지 않게 원재훈은 어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거지 소년의 눈빛을 빌려 우리 생의 심연을 은유적으로 응시한다. 신비의 새 해동청과 두꺼비 도라는 조력자와 함께하는 소년의 여정은 어둠과 위험을 뚫고 진리와 구원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아홉 번째이자 마지막 별에서 소년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나무 부처를 제 손 안에서 발견하고, 대마왕의 요구에 그것을 순순히 내놓는 순간 거꾸로 대마왕을 물리치게 된다는 결말은 철학적이며 불교적이다. 한마디로 동화 속의 철학, 철학 속의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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