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였나요 2편
조직폭력배들과 맞서 싸우는 열혈검사 최정우 그러나 그는 여자를 일회용품처럼 여기는 오만한 남자였다.
그런 그 앞에 사랑스러운 간호사 은경이 나타난다. 은경을 보자마자 이유도 없이 계속 괴롭히던 정우는 마침내 자신의 본심을 드러낸다.
사실 그는 은경을 안고 싶었던 것이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정우를 피해 도망치는 은경과 그런 은경을 붙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우. 여자를 욕망의 대상으로만 여기던 검사와 그 남자를 변태라고 생각하는 순진무구한 간호사의 쫓고 쫓기는 러브 게임!
“한 가지만 물읍시다. 도대체 나의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거요?”
은경은 조금 찔리는 기분으로 정우를 돌아보았다. 아까 자신이 ‘소름끼치는 변태’라고 했던 말에 상처를 받은 모양이었다.
“남자가 여자를 안고 싶다고 말하는 게 당신한테는 그렇게 무례한 말인가?”
“그거야 어디까지나 상황에 따라서겠죠.”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내가 김은경 씨를 안고 싶다고 느끼는 건 변태라는 건가?”
은경은 이야기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다시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정우는 즐거운 기분으로 은경의 그런 표정변화를 감상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렇게 은경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그에게는 견딜 수 없을 만큼 큰 즐거움이었다. 그런 즐거움을 놓치기 싫어 정우는 점점 더 집요하게 그녀를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당신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상황이란 어떤 거지?”
“최정우 씨 부탁이니 더 이상 일과 관련 없는 질문은 삼가 주세요.”
은경이 병실에서 나가려고 돌아서자 정우가 은경의 팔을 붙잡아 돌려세웠다.
“대답해.”
“놔주세요.”
정우는 자신을 마치 벌레라도 보듯 쳐다보는 은경을 보면서 변태라는 그녀의 말이 그냥 해보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간혹 일부러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앙탈을 부리는 여자를 본 적은 있지만 지금 은경이 보이는 반응은 그런 것들과는 달랐다.
이상한 것은 그런 은경의 반응이 오히려 정우의 은밀한 욕망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거부하는 강도가 더 강할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 묘한 법칙이 그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다시 한 번 말해 보시지. 소름끼치는 변태라고 했던가?”
“놓으라고 했어요!”
“그렇게 앙탈을 부리는 게 얼마나 자극적인지 알고 그러는 거라면 성공한 셈이군! 지금까지 안았던 어떤 여자들보다 더 당신을 안고 싶어졌으니 말이야.”
“이거 놓지 못해요?”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그저 은경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기 위한 장난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는 지금 진정으로 이 여자를 안고 싶은 욕망을 느끼고 있었다.
새하얀 치아로 힘껏 깨물고 있는 여자의 입술에 시선이 가자 그는 더 견디지 못하고 잠시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다.